"사진상 이상 없습니다"
동탄 교통사고 병원에서 가장 많이 듣고 오시는 말입니다.
X-ray를 찍었고 뼈에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목은 여전히 안 돌아가고, 아침마다 뒷목이 무겁고,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습니다.
이상 없다는데 아프니까 이상해집니다.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지고, 주변에서도 그만 좀 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사진상 이상 없다는 말과 아프지 않다는 말은 다릅니다. 둘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영상에 나오는 것과 안 나오는 것
X-ray는 뼈를 봅니다. CT는 뼈와 출혈을, MRI는 디스크와 큰 인대까지 봅니다.
그런데 저속 추돌에서 실제로 다치는 건 대부분 그것들이 아닙니다.
- 근막 —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입니다. 늘어나거나 유착되면 움직일 때마다 걸립니다
- 관절낭 — 목뼈 마디마디를 감싸는 주머니입니다. 충격으로 미세하게 찢어지면 그 마디가 굳습니다
- 인대의 부분 손상 — 완전히 끊어지면 영상에 나오지만, 늘어난 정도는 잘 안 잡힙니다
이 조직들은 크기가 작고 밀도가 낮아 영상에서 구분이 어렵습니다. 뼈가 부러진 것처럼 명확한 선이 생기는 게 아니라, 늘어나고 붓고 굳는 변화라 사진으로는 정상과 구별이 안 됩니다.
통증은 뼈가 아니라 이쪽에서 옵니다
목을 움직이는 건 뼈가 아니라 근육과 관절입니다. 감각을 느끼는 신경도 뼈가 아니라 근막과 관절낭에 촘촘히 분포합니다.
그래서 뼈가 멀쩡해도 아플 수 있습니다. 오히려 교통사고 환자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는 영상 검사가 더 필요합니다
-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없다
- 소변이 잘 안 나오거나 조절이 안 된다
- 머리를 부딪힌 뒤 어지럽거나 토한다
- 숨쉴 때 가슴이 찌르듯 아프다
이런 신호는 구조적 손상을 뜻할 수 있습니다. "이상 없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증상이 새로 생겼다면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굳기 전에 풀어야 합니다
연부조직 손상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아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는 과정에서 잘못된 형태로 굳는다는 점입니다.
다친 부위를 몸이 보호하려고 주변 근육을 긴장시킵니다. 그 상태가 몇 주 이어지면 근육이 짧아진 채로 굳고, 관절 가동 범위가 줄어듭니다. 통증은 줄었는데 목이 예전만큼 안 돌아가는 상태가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염증이 활발한 초기 2주에 긴장을 낮추고 움직임을 유지해 두면 이 과정을 막을 수 있습니다. 침과 약침으로 굳은 부위를 풀고, 통증이 줄어드는 정도에 맞춰 추나요법으로 가동 범위를 되찾아 갑니다.
통증만 보지 않습니다
검사에서 안 나오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잠이 얕아지고, 이유 없이 피곤하고, 운전대만 잡으면 긴장되고, 예민해집니다. 이것도 사고 후유증의 일부인데 영상으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말씀하지 않으면 진료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목이 아프다는 이야기만 하고 나머지를 넘기시면 그 부분은 치료 계획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사소해 보여도 사고 후에 생긴 변화라면 알려 주세요.